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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란 꿀단지

2016.01.12 00:51
기타 조회 수 1713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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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울 일은 반드시 생긴다.

다만 많이 우느냐, 적게 우느냐의 차이만 있을뿐.

 

그것의 빈도 차이는 어쩔 수 없으나 나이의 차별은 합당하지 못하다. 헌데 어른들은 어린아이의 울음에 참으로 엄격하다.

일찍이 '우는 아이에겐 산타 할아버지의 섡물은 없다'며 울음의 싹을 잘라내고, 특히 남자아이의 경우엔 '남자가 울면 못

쓴다'고 더 세게 울음을 막는다. 그리고 나선 '약한 사람만 우는 것이다. 울면 지는 거다'등의 근거 없는 가르침으로 '울 수

없는 이유'를 강력하게 아이 마음에 못 박아 준다.

 

나이기 아러다고 해서 슬픔의 강도가 약한것은 아닐진대, 몸과 마음이 작아서 조그만 상처에도 더 쉽게 더 많이 아파할

것인데, 어찌 울지 못하게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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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정말 못됐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란아이는 토요일만 우는 아이가 되기로 했다. 토요일은 초등학생이 울기에 딱 좋은 날이다. 매일 울 수는

없으니 일주일 중 하루를 정한 것이었고, 유난히 울고 나면 퉁퉁 부어 버리는 내 눈을 '울기 전'으로 되돌릴 시간이

필요하기도 해서였다. 학교에 가지 않는 일요일이 있어서 토요일 밤은 이불 속에서 몰래 울기 딱 좋은 날이었다.

 

그 어린 아이가 왜 이렇게 울고 싶었을까 했지만,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와 영어시간마다 물어보는 외국인 선생님의

질문이 그 당시 나에겐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더로 큰 스트레스였다. 나는 왜 이것밖에 안될까 라는 열등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외워지지 않는 것들을 붙잡고 있어야만 하는 힘듦, 그 많은 감정들을 차곡차곡 쌓아두었다가

울면서 한꺼번에 내보냈다. 그렇게 울고나면 답답했던 속이 조금은 후련해지고 진정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감정들의 무게는 커져갔지만 울 수 있는 시간은 더 없어져갔고, 내가 울면 나보다 더 속상해

할 엄마의 존재가 느껴져서 어릴 때처럼 마냥 울 수도 없었다.

 

 

성인이 된 후에야 나는 목놓아 울 수 있게 됐다.

 

"나는 힘내 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힘내라는 격려의 말을 기대하고 있니? 그건 지금의 네게는 역효과야.

'힘내라. 열심히 살아라'라고 격려하는 소리들만 넘치는 세상. 이제 사람들은 그런 말로는 참된 힘이 솟지 않아.

나는 도리어 이렇게 말하고 싶어.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츠지 히토나리, 사랑을 주세요>

 

우연히 접한 책에서 나는 생각지도  못한 위로를 받았다.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말이 내겐 '울어도 괜찮아'로

들려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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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눈물을 속으로만 삼켰던 나에게 울고 싶은 내 모습이 한없이 두려웠던 나에게

울지 말란 말이 이제는 듣기 싫어진 나에게.

 

너무도 나지막이 울어도 된다고 말을 건네니 나는 기뻐서 눈물이 났다.

 

하지만 여전히 미결인 것은, 나에게 눈물은 꿀단지란 거였다. 곰돌이 푸가  아끼는 꿀을 꿀단지에 보관했다면 나는

슬픔이란 감정을 꿀단지에 보관했었다. 그리고는 꿀을 찍어 먹듯 가끔씩 슬픔을 꺼내 맛보았다. 슬픔이 달콤한 것도

아닌데 왜 나는 그렇게나 그 감정을 아끼고 아꼈을까.

 

 

강한 것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현실을 받아들이고 빨리 적응하는 것이며

강한 척하는 것은 표정 하나 안 바뀌면서 오래도록 가슴에 저림을 남겨주는 것이다.

 

 

예전에 수첩에 적어 둔 작자 미상의 이 글귀를 보며 어렴풋이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강한척 했던 것이다. 사실은 내가 슬픔보다 약했는데,  '울수 없다'는 강한척을 했기에, 인정하지 못한 슬픔들이 그렇게

하나 둘 씩 늘어갔던 것이다. 그래서 울면서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슬픔들이 여전히 내가 울 때마다 같은

크기로 나를 아프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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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는 일찍부터 슬픔이란 존재를 알아챘던 것은 아닐까. 나보다 한참 강하다는 것도.

하지만 인정할 수가 없어서 꿀단지에 숨겨놓고 내가 슬픔을 이길 기회만 엿보았던 것이다.

 

이제 나는 슬픔 앞에서 강한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될 수 있으면 영원한 친구가 되어 볼 작정이다.

그래야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서 노력했던 슬픔이 (Sadnesss)처럼 나의 눈물도 나의 행복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줄 테니까.

 

 

 

(출처:google images, brunch_김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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