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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UKN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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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응팔에 열광하는가?

2016.01.14 18:38
기타 조회 수 2743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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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라면, 단연 [응답하라 1988]이다. 무한도전을 넘는 시청률 무려 17.8% 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을 앞두고 있다. 복고는 문화예술 전 분야에서 어느 시대나 사랑받아온 소재이지만, 응답하라 시리즈 중에서도

특별히 이번 1988편이 더욱 큰 사랑을 받는 데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재미를 만들어내는 기본적인 전략은 이렇다. 복고와 예능이라는 파괴력이 있는 무기를 앞세워

이를 최전선에 배치함으로써 시청자의 관심을 먼저 잡아 끈 이후에, 본격적인 로맨스로 지원 사격하여 시청자의

마음을 완전 점령하는 수순이다. 때문에 그 복고와 예능 코드가 앞에서 파괴력을 갖지 못하면 드라마 전체가 힘을

잃고 쓰러지고 마는 구조라는 측면에서 어찌보면 리스크가 큰 전략이기도 하다. 그래서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진술적 장치, 가령 디테일과 캐릭터, 콩트식 에피소드, 배경음악, 각종 트릭등의 표현 요소가 곳곳에 배치

되어 있고, 이를 통해 우리는 드라마 내내 보는 재미, 듣는 재미, 웃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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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이 응팔의 경우는 좀 다르다. 물론 복고와 예능이라는 요소는 여전히 강력하게 가져가지만 단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응팔이 탑제한, 드라마 전반에 흐르는 폭탄은 바로 가치관과 정서다. 그리고 그

가치관과 정서는 그때 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힘 이상의 공감대, 즉 인간이라면 누구나 희구하는 보편적인

가치인 휴머니즘과 우리에게 사라져가고 있는 정서인 낭만에 대한 것이다.

 

응팔은 다른 시리즈와 다르게 웃음에 할애된 부분보다 눈물에 할애된 부분이 많고, 실제로 매 회 눈시울을

적시는 장면이 많은 것 또한 이런 가치관과 관련된다. 또한 이야기의 중심이 단지 주연들의 로맨스에만 집중

되지 않는다는 측면,아이들의 사랑 이상의 어른들의 인생에 대한 조명이 있으며, 무엇보다 개인들간의 관계

보다는 공동체 관계, 가족의 의미가 부각된다는 측면에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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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드라마 초창기에는 눈물을 쏟게하는 성동일 어머님 장례식 장면을 보자.떠들썩한 장례식을 마치고 형님과

조우하면서 형제들끼리 끌어안고 눈밀이 터지던 그 장면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지만 사실 드라마 초반

이라 인물에 감정 이입도 하기 전이었으며 특별히 그들 형제에게 사연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갑자기 왜 그렇게

눈물이 흘렀던 것일까? 왜 그랬을까. 그저 주인공의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뿐인데,심지어 그 할머니의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았는데,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인가.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고 알았다. 언젠가부터 우린, 장례식에서 부모님의 사망을 두고 저렇게 서럽게 우는

사람들 본 적이 없게 된 것이다. 부모님과 관련해서는 어떤 병이 들어서 얼마가 들고 얼마나 더 간병을 해야

하며 남겨두신 재산은 얼마가 되고 또 어떻게 분배될것인가...등 누군가의 부모님 장례와 관련해서 오고가는

말들일 것이다. 그러니까 '부모님=돈'이라는 등식이 우리들의 대화 밑 어딘가에 깔려있는 전제가 되어있는

것이다. 하지만 성동일과 그 형제들에 눈물에는 이해관계가 없다. 그들이 우는 이유는 그저 부모님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그리움과 회한의 감정에서 오롯이 비롯된다. 그 장면은 우리가 부모님에게서 잊고 있었던 인간

적인 감정을 꺠워 우리를 이해관계자에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 호명된다. 그리고 현실 떄문에 묻어두고 있던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어른의 모습이 아닌 부모님꼐 안겨 치ㅣㅇ얼대던 아이의 모습이 일순간 마음속에서

튀어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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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손익보다 우선하는 휴머니즘의 모습은 드라마가 진행되는 내내 곳곳에서 등장한다. 선우 엄마가 집을

저당 잡혀 쫓겨나야하는 상황에서도 이웃들은 대뜸 돈을 빌려주려 한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다. 오히려 자신

들이 가진 돈이 얼마 없다는 걸 미안해할 지경이다. 요즘 같으면 사기 당하기 딱 좋은 태도다. 더 놀라운 건

절대로 받지 않으려는 선우 엄마다. 개인 간에 돈을 빌려주고 빌려 받는 세태가 사라진 요즘, 참으로 진기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덕선이 아버지는 봉증을 살못 섰다가 빋더미에 올라앉았지만, 친구를 원망하지 않는다.

더 놀라운건 나중에 친구가 나타나 돈을 마저 갚아주며 미안함의 선물을 전해준다. 선물을 전해 받은 아내도

그 이전에 갚은 돈의 액수를 셈하지 않는다. 그저 다행스럽고 고맙다. 바둑 천재 아들을 둔 탓에 어마어마한

갑부가 된 택이네지만, 이웃들 누구도 돈만을 부러워하는 천박함을 보이지 않는다. 단지 돈을 많이 번다는

이유로 어른이든 아이든 그들에게 아첨하고 주위를 맴도는 짓 따위는 하지 않는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그들에게는 그저 물가에 내놓은 애처럼 걱정되는 택이이며, 말수가 적어 답답하기 그지없는 택이 아버지일

뿐이다. 그러니까 그저 한사람의 인간일 뿐이다. 이런 모든 상황은 단지 그땐 그랬지라는 추억의 향수와는

다른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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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즘은 로맨스에서도 드러난다. 사랑이 곧 소유이자 현실이 된 시대에, 아이들이지만 이들의 사랑 또한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로맨스 라인들을 보면 하나 같이 자신의 필요나 욕심을 내세우지 않는다. 정환이나

택이가 덕선이에게 대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지 부끄러워서도 아니고 자존심이 상해서도 아니다. 더 이쁜 누군가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에 손해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 떄문에 망설이는 요즘의 썸과는 다르다. 그들이 망설이는

이유는 단하나, 친구때문이다. 친구에 대한 걱정이 자시느이 욕망보다 더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요즘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사랑이냐 우정이냐 뭐 이딴식의 이분법적이고 일차원적인 논의가 아니다.다만

사랑에 있어서도 우정이 걱정되는 그 미련스럽도록 인간적인 그들의 마음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인간

적임에서 오는 아름다움떄문에 우리는 울컥울컥 마음이 동요하는 것이다.역시 잊어버리고 있었던 인간에 대한

향수 떄문이다.

 

 

 

인간이 사라진 시대에 인간이 모든것의 중심이던 시대를 복원하며, 작가들은 가끔씩 지금 시대를 꼬집기도한다.

무슨 시사 드라마가 아니기 떄문에 분량이나 무게를 할애하지는 않지만 가끔씩 나레이션이나 대사를 통해 간접

적으로 메세지를 전한다.

 

휴머니즘 말고도 이 드라마의 특별함은 낭만이라는 정서에도 있다. 낭만, 어쩌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쓰일

법한 단어가 되어버린 당만은 그 순수함과 순진함으로 인해 지금은 어리석음이라는 말과 동의어가 되어버린 듯

하다. 사실 맞기도 하다. 누군가를 향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열망, 다른 이유 따위는 생각 할 수 없이 자신의

사랑에 충실하고 상대를 오로지 기다리고 믿는 순진함.요즘 우리 사랑은 여러가지 이해관계를 통해 저울질되는

타협과도 같은 감정이 되어버렸다. 썸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게된 건 단지 남녀 사이에 있는 설렘의 과정, 밀당의

관계를 표현하는 용어이기 떄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나의 감정은 다치기 싫지만 너의 감정은 취하고 싶은,

그래서 연애하기는 부담이지만 기분 좋은 감정만은 누리고 싶은 ,자기 방어와 욕망에 대한 집착이 낳은 협상의

관계를 지칭한다. 이런 관계에 순수와 순진이란 말은 곧 패배와 손해를 의미한다. 즉 썸이라는 협상에서 패를

미리 보이고 만 하수가 된 꼴이다. 낭만에는 그런 협상의 개념이 없다. 자기 방어를 위한 판을 깔지도 않고 손해

보지않으려는 안간힘도 없다. 그저 사랑이라는 감정에 몰입하여 나를 상대에게 던진다. 그 던짐에는 어떠한

망설임도 저울질도 없다, 그저 터져버릴 것 같은 설렘과 그리움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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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낭만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캐릭터라면 단연 정봉과 선우다. 상대에 대한 그들의 순진함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래서 그들이 보여주는 장면은 항상 극적이다. 극적인 장소에서 극적인 포옹과 극적인 키스, 감정의

폭발을 보여주는 통쾌함. 바로 낭만의 향연이다. 이런 낭만의 아름다움을 이야기를 통해 누려본지가 언제인지

싶다. 어리석지만,  그래도 아름답다. 사랑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겠는가.

 

 

사랑의 낭만을 잘 보여주는 나레이션이 있다. 이 드라마의 특별한 요소 중 하나인 나레이션은 매 회마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명문이다. 그리고 그 명문들은 하나 같이 인생, 사랑을 향해있다. 마치 인간성을 복원하려는 사명감을

가진 것처럼. 이 드라마의 흥행이 단지 복고와 예능의 장치에만 있지 않다는 걸 알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열러보기 전에는 무엇을 잡을 지 알수가 없다.

쓰디 쓴 콜릿을 잡았느데도 어쩔수 없다. 그게 내가 선택한 운명이다.

후회할 것도 질질 짤것도 가슴 아플 것도 없다.

 

그러나 운명은 그리고 타이밍은 그저 찾아드는 우연이 아니다.

간절함을 향한 숱한 선택들이 만들어내는 기적같은 순간이다.

주저없이 포기와 망설임 없는 결정들이 타이밍을 만든다.

그 녀석이 더 간절했고 난 용기를 냈어야 했다.

나빴던 건 신호등이 아니라 타이밍이 아니라 내 수많은 망설림들이었다.

 

-18화,[굿바이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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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보고 있자면,한 장면  한 장면,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소품 하나 하나에도 온 정성을 다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그건 단지 재미를 위한 장치 이상의, 인간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기 위한 정성이기도 하며

무엇보다 보편적인 인간성 회복을 위한 메세지라는 측면에서 감동적이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아낸 그들의 솜씨에, 그들의 정성에, 그들의 통찰에 박수를 보낸다.

 

 

 

 

 

(출처: brunch_빨간우산,응답하라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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