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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을 사는 직장인들에게

2015.12.14 19:06
기타 조회 수 2552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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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일은 무엇 하나 쉬운게 없다. 뜻대로 되는 일보다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월등하게 많다.

기대했던 일은 실망스런 결과로 돌아오고 믿었던 사람은 내가 건넨 진심을 쓰다버린 휴지처럼 내버리고 떠나간다.

나이가 들어도 몸으로 부딪혀가며 경험의 덩치를 키워도 상처 받는 일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엇갈리는 마음은

언제나 가슴속에 서늘한 흉터를 남기고, 떠나간 것들에 무던해지려 노력해보아도 아쉬움은 해질녘 그림자처럼

끝을 모르고 이어진다. 성취에서 오는 만족감은 한 낮의 낮잠처럼 얕고 짧은데 상실에서 느끼는 회한과 후회는

겨울 밤처럼 길고 차갑고 또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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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삶에 비참하다는 꼬리표를 붙이지 않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목에 건 이름표에 충실한

하루를 산다. 손은 바쁘게 움직이고 눈은 손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며 분위기를 읽는다. 모니터에 고정된 두 눈이

뻑뻑함을 느낄 때. 뻐근한 뒷목을 손으로 주무르며 바라본 창 밖에 첫눈이 꽃잎처럼 흩날리는 것을 보며

'나는 정말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라고 생각한다. 분명 삶의 행복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일의 행복이라는 단어보다 5천원짜리 무작위추첨으로 손에 쥔 일주일짜리 행복이 더 현실처럼 느껴진다.

 

다가오는 주말 평범한 삶을 살던 누군가는 로또를 맞을 것이고 그 사람보다 더 평범한 삶을 사는 또 누군가는

5천원을 주고 산 일주일짜리 행운을 한 손으로 구겨 쓰레기통에 던져넣을 것이다. 당첨이 아니라는 사실이

씁쓸하다기보다 잠시마나 혹시라는 기대감을 품었던 자신의 모습이 조금 서글프게 느껴진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휴대폰 화면에 뜬 먼나라의 휴양지를 검색해본다. 투명하고 맑은 물빛, 보기 좋게 그을린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칵테일을 마시며 환하게 웃고있다. 손가락으로 사진을 이리저리 넘기다가 몇장의 사진을 저장한다.

그리고 달력에 나만 아는 계획을 하나 더 적어 넣는다. 그리고 또 다시 정신없이 바쁜 몇주가 지나고 나면 빼곡하니

차있던 달력속의 계획은 말끔히 지워져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흔적도 없이 깨끗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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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길 술 한잔 할래? 라는 연락으로 만나 삼겹살 2인분과 소주 두병, 맥주 한병을 시켜놓고 두시간 내내

고깃집 벽에 걸린 티비의 야구경기만 쳐다본다. 야구 얘기만 실컷 늘어놓다가 꺼낸 어떻게 지내냐는 말에

돌아온 사는게 다 그렇지 라는 대답. 많은 말을 하지아 낳아도 잘 알고 있는 익숙한 이미지가 떠올라 어꺠를 두어번

두드려준다. 희망이나 이상 그리고 꿈과 같은 단어에서 어색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 단어들에 어색함을 느끼는

자신을 보며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러면서도 차라리 빨리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이 때때로 간절하다.

너무 어리지도 늙지도 않은 지금이 혼란스럽고 갑갑하다. 답이 정해져있는 시험문제를 풀던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두꺼운 전공 서적 사이 숨겨져있던 힌트를 찾아 긴 답안지를 만들어내고 받던 인정과 칭찬이 가끔 생각난다.

그 떄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런 작은 것에도 성취감을 느끼고 기쁨을 느끼며 웃을수 있었다는 사실이

그리운 것이다.

 

힘들고 아프고 갑갑한 날들을 보내며 살아왔다. 그리고 지금은 매일 같이 고비를 넘기면서 산다. 그러나 그런 고비를

넘기며 언제나 매일을 살아왔다. 이름 대신 직급으로 불리며 인정 대신 평가받으며 살고 있다. 깨지고 당하고 때론

밀려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냈다. 먹고 살아가는 일 때문이 아니다. 꿈이나 희망 그리고 행복 같은 거창한

단어를 빌려와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또 내일을 오늘처럼 살아낼 것이다. 떠나간 것들에 후회하고 잃어버린 것들에

때때로 깊은 한숨을 내쉬지만 그래도 여전히 살아갈 것이다.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마저 입에 털어넣으면 언제나

다시 자리로 돌아가 하던 일을 마저 끝내고 집으로 돌아간다. 뜻대로 풀리지 않는 삶이라 정답을 모르지만 해답을

찾으려 열심히 부딪혀왔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하루하루가 정말 아무것도 아니였다면 지금 당신은

그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긴 터널 같은 밤이지만 아침을 기다리면 오늘과는 다른 새로운 내일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당신은 살아왔고 그렇게 당신은 자신의 삶을 살아냈다. 맞다. 분명히 살아가는 일에 무엇하나 쉬운게 없다.

그러나 당신은 그런 쉽지 않은  매일매일 해낸 것이다.

 

(출처:brunch_공작소오칠일,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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