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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간이 보이면 친구가 된다

2015.12.24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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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친구들이 조금씩 사라진다. 정확하게는 각자의 삶이 바빠지면서 친구라는 관계를 유지하는데에

소원해진다. 더군다나 나이를 먹으면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일도 드물다. 동료,동기,선배,후배는 생겨나지만

친구라고 불리는 사람이 새로 생겨나는 경우는 조금씩 사라진다.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사람들과는 진짜

이야기를 하기 쉬지 않다. 눈 앞에 놓인 주제에 대해선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익소 떠들수 있지만, 나를 알아야만

하는 이야기는 잘 못한다. 지나가버린 내 첫사랑. 시험에 떨어져 몇 날 며칠을 집안에 처박혔던 그 날은, 어릴

때 부터 무서워하던 어떤 것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동료, 동기,선배,후배하고 하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너무나 많은 부연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그때 거기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깊은 공감은 힘들다.

 

 

미국에서 일을 하면서 나는 친구란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거기선 모두하고 친구가 될 수 있다.70대

할아버지와도 친구였고, 20살 많은 직장 상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었으며, 10살 어린아이들과도 친구가 되었다.

영어란 언어를 기반으로 존댓말이 없는 문화적 환경의 차이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보다 무언가

다른 '다름'이 존재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한 번은 70세가 넘은 할어버지 댄과 친구가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가 할머니인 시스나를 만난 이야기,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서 그리고

그 이야기는 한국에 대한 이야기까지 넘어왔다.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나는 우리나라엔 세대차이라는 것이 있다.

그래서 이런 관계가 쉽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다른 시대를 살고서도 다른 문화를 가지고서도 대화가 늘

즐겁다. 어째서 이게 가능할까? 라고 물었다. 한참을 턱을 괴고 생각을 하던 댄은 웃으며 내게 했던 말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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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지금 나는 나보다, 너 안에 무엇이 있는지가 궁금하기 때문인 거 같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들은 너의

삶은 아름답다. 너와 친구라 영광이다." 직역하면 이런말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 다시 물었다."나의 삶이 아름답다고?"

댄은 웃으며 또 말했다. "지고의 아름다움이란 살아가는 것의 괴로움을 알고 필사적으로 사는 모습이라 생각해.

누군가 차가운 시선으로 널 보더라고 그건 아마 너의 삶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일거야. 난 너의 삶을 들었으니

이제 둘도 없는 친구지 거기에 나이며 세대차이는 중요하지 않아." 댄은 나를 총해 나의 삶을 들었고 그 자체가

아름답고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어서 친구란 이야기를 했다. 완전 다른 시각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댄의 말이 맞았다. 나는 친구들의 삶을 알고 있기에 또 그들이 내 삶을 알고 있어서 그들을 친구라 불렀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더 이상 상대방의 삶을 알고 싶지 않을 때부터, 내 삶을 알려주고 싶지 않을 때부터, 그런 것을 안다는 것

자체가 피곤하다고 느껴진 그 순간부터, 새로운 친구가 생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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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나의 시간을 아는 친구들에게는 지금의 시간의 '나'가 아니라 그때 시간의 '나'로 돌아간다. 철없고 어렸고

아팠고 뜨거웠던 그 시간의 나로. 2015년 어느 한 때가 아니라 우리는 우리가 어렸던 그때로 다같이 돌아간다. 그리고

그때 받았던 상처로 아직도 아파하는 지금의 2015년을, 그때의 기쁨을 회상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지금의 2015년을

만끽한다. 일 변에 한번 볼까말까 하지만, 그렇게 봐도 어제 본거같은 이유는, 2015년의 지금보다 더 진한, 그 때의

수많은 날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슬픈건,그러면 그 언젠가 지금의 2015년을 기억해 줄 내 친구는

내 주변에 있는가 자문하면 '없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나의 2015년을 궁금해하는 사람도, 나 역시 누군가의 2015년을 궁금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관계에 있어 풍요의 시대에 살아간다. 페이스북에서, 카카오톡에서, 이젠 이미 10년도 넘게 연락하지 않은

연락처가 화석처럼 내 핸드폰에 남아있기도 하다. 우리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카톡 친추했어? 페북 친추했어?"

친구란 단어 앞에 관계를 유지시키는 다른 매게체를 대입해 친구 추가는 하지만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는 진짜 친구

추가가 사라졌다. SNS를 통해 친구의 일상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표면만 바라본다. 그리고 우리는 표면만

세상에 내비친다. 그렇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두가 그런건 아니겠지만 말이다. 내일 만날 

사람을 궁금해하자. 그게 선배도 좋고 후배도 좋다. 나이 많은 분이라도 좋다.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게 한 사람의

삶이다. 그렇게 그 사람의 삶이 보이면 아름다워진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아름다운 삶이 보일때 친구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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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에 보면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네가 오후 4시에 도착할 예정이면, 나는 이미 한 시간 전인 3시부터 행복할거야"

나는 한마디를  더 보태고 싶다. "너는 내 아름다움을 아는 친구니까."

 

 

당신의 시간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역시 당신은 아름답다. 당신의 누군가의 시간을 보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더욱

아름답다. 그리고 만약 당신 옆에 누군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지나간 그 사람의 시간이 보이면 친구가된다.

 

 

(출처:brunch_myste.lee,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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